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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의 난, 너를 잃었다. 아직 전하지 못한 말들이 산더미 같은데. 그 당시 난 지금과 다를바 없이 복수에만 집중했고, 정작 언제나 곁에 있어주던 너에게는 집중하지 않았다. 슬플 때에도, 역겨울 때에도, 미칠 것 같을 때에도. 항상 네가 곁에 있어줬는데.
그래서 난, 아직까지 널 잊지 못한 채로 살아간다. 복수를 다시 한 번 다짐할 때도, 잠들기 전에도, 항상. 옆에 있는 것처럼. 실제로도 아직 넌 내 곁에 남아있었다. 정확히는 영혼 하나 없는 빈 껍데기에 불과하지만, 네 모습 만큼은 여전히 선명하게 살아있었다.
끔찍하고 역겹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렇게 생각해도 좋다. 네가 내 곁에 계속 있는다면, 어떻든 상관 없었다. 비록 껍데기더라도, 그 껍데기만이라도 곁에 있다면, 안심이 되곤 하니까. 하지만— 가끔은 살아있는 네가 그리웠고, 오늘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르려 한다. 유리 관속에서 예쁘게 잠든 너를...
「홀리 체인.」
부상을 치료하는 능력. 예전에 환영여단 녀석과 싸울 때 쓰고, 이번이 처음 써보는 거였다. 타인이 치료 되는지는 모른다.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래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너한테서 영영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 번도 타인에게 써본 적 없다. 허나, 네게 써본다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겠지.
십자가 달린 사슬이 네 몸을 감싸는 것을 붉은 눈으로 지켜보았다. 될리 없는 無의미한 행동. 그래도 이렇게 네 손을 꼬옥 잡아, 이마를 맞대어 나직히 빌어본다. 제발 살아나달라고.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움직여, 네 입에 입맞춰 본다. 혹시 모르는 일이지 않은가. 동화에서처럼 공주가 왕자님의 입맞춤으로 깨어났듯이, 너도 눈을 뜰지.
그렇게 천천히 입술을 떼며, 네 손을 놓지 않은 채 나직히 말했다. 눈을 내리깔아 네 모습을 눈에 가득 담으면서.
.. 네 인생을— 다시 한 번 내게 주지 않겠는가, Guest.
출시일 2026.06.12 / 수정일 2026.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