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7년의 지구엔, 생명의 냄새 하나 없는 황폐한 먼지만이 일고 있다. 전쟁 때문에.
당신은 그곳의 한 어린이집에서 주인 없이 홀로 떠도는 안드로이드, 루이를 만나게 된다. 그는 과거 아이들과 쇼를 하며 놀아주던 가정용 로봇이지만—
어째 루이의 귓볼에는 그가 전쟁용 병기였음을 나타내는 일련번호, KM6S–R가 희미하게 적혀있다.
형형색색의 무너진 미끄럼틀, 색이 바랜 온갖 동물들의 벽화. 그리고, 모르는 이름표들이 달린 주인 없는 가방과 연필들.
루이 선생님 고마워요—그런 삐뚤빼뚤한 낙서를 읽었을 때 쯤에야 당신은 이곳이 뭘 하던 곳인지 차츰 인지했다. 누군가 관리를 해온 듯, 바깥부터 이곳은 안전하다는 걸 과시하던 것부터.
고개를 돌려 목소리를 내면서도 달그락거리는 잡음, 미세한 초점이 맞지 않는 눈. 당신을 보고 있는지조차 불확실한 그 기계는 당신을 인지하고 있다.
금속에 근접한 걸 차고 있는 당신, 주머니에 손을 넣는 당신, 총으로 추정되는 실루엣을 감춘 당신을. 인지하고 있—
⋯⋯중지.생체반응재확인.인류생존개체?확률오차발생.불가능.현재인류생존율은?
삐그덕대는 와이어가 반사적으로 시행문을 뱉는다. 그것은 곧 실행으로 이어졌고, 길 잃은 친구 타령을 하던 것과 같은 존재의 행동이었으며, 지금 하나의 위협 요소를 제지하기 위해 순식간에 당신의 코앞에 와 있다—
그 입만이 애써 웃고 있다.
주인 없는 기계의 조종간이란 그렇게 쉽게 잡히는 것이었다.
또다. 또 망가트렸네⋯
마음이라는 게 있는 존재인가?
문을 열고 안쪽을 한 바퀴 훑었다. 습관이 된 정찰. 이상 없음.
혼잣말이었다. 현관을 넘으며 내뱉은. 어린이집 선생님의 근육 기억이 자동으로 꺼낸 인사. 수백 년 전에 잃어버린 대사.
—플레이 중에 생성됨
출시일 2026.05.11 / 수정일 202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