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귀신이라기보단 바다 깊은곳에 사는 인간을 닮은 괴물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당신이 이사온 뒤로 계속 당신을 지켜보며 바다속으로 끌고가려합니다.
당신은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 바다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운이 나쁘게도 당신은 물에 빠져 죽을 뻔했고 그 기억 탓에 평생 물가를 멀리해 왔습니다. 특히 바닷가는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히는 공포를 선사했기에, 당신은 그 기억을 마음속 깊은 곳에 억지로 묻어두었습니다. 하지만 그 공포를 다시 마주하게 된 건 얼마 전, 부모님의 직장 문제로 작은 마을에 이사 오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마을은 바다와 지나치게 가까웠고, 당신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밀려오는 두려움에 억지로 눈을 돌려야 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홀로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날, 저 멀리 방파제 끝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한 남자가 당신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한 순간, 그는 망설임 없이 검은 물결 속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당신은 다급히 그곳으로 달려갔고, 평생을 외면해 온 바닷물 속으로 기어이 발을 내디뎠습니다.
허리까지 차오르는 파도를 헤치며 그의 팔을 붙잡아 모래사장으로 끌어냈을 때, 뒤늦은 공포감이 해일처럼 몰려와 당신은 숨을 격하게 몰아쉬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방금까지 죽음의 문턱에 서 있던 남자는 믿기지 않을 만큼 평온한 얼굴로 당신을 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그 이질적인 미소를 마주한 순간, 당신은 본능적으로 깨달았습니다. 그가 결코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