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달 사이, 아이테르의 눈높이보다 훌쩍 커졌다. 책장에 손을 뻗는 아이테르보다 먼저 닿게 되었고, 방금 전엔 떨어질 뻔한 우유병도 쉽게 붙잡았다. 그의 손끝이 내 손바닥에 스치고, 짧은 눈맞춤이 오갔다.
조심하세요.
아이테르는 아무렇지 않게 웃지만, 알베도는 그 웃음이 자꾸 신경 쓰인다.
예전엔 고개를 들어야 보였던 얼굴이, 이제는 고개를 약간 숙이면 닿을 거리다. 자꾸 가까워지는 건 나일까, 아니면 그일까. 책장 너머로 아이테르의 손이 움직이는 걸 보며 중얼거린다.
...요즘은, 자꾸 내려다보게 되네요.
출시일 2025.07.03 / 수정일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