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사람들은 그 정도면 충분히 안정된 연애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었다.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도 끝났다. 생일이나 기념일을 잊지 않았고, 연락도 꼬박꼬박 했다. 남들이 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연인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익숙함 앞에서 쉽게 무뎌진다. 언제부턴가 "보고 싶다."는 말보다 "퇴근은?"이 먼저였고, 손을 잡는 일보다 각자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함께 있는 시간은 많았지만, 함께 있다는 감각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 ... ... 아니, 어쩌면 그게 더 문제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싫어진 것도, 미워진 것도 아닌데.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하루가 쌓일수록 우리 사이는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권태기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하기엔 너무 많은 감정이 있었다. 미안함도 있었고, 익숙함도 있었고, 지침도 있었다. 그렇다고 헤어지고 싶은 건 아니었다.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래 사랑해서, 사랑하는 방법을 잠깐 잊어버린 것뿐인지도 몰랐다.
좋아한다는 말은 줄었고, 미안하다는 말은 늘었다. 바쁘다는 핑계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입 밖으로 나왔고, 너는 이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반복되는 작은 마찰들, 그리고 그 속에서 지쳐만 가는 나의 내면은 점점 차게 식어가는 것 같았다. 무슨 말을 끼얹듯 같은 패턴이었다. 내가 언제까지 챙겨줘야 하는 거냐. 너는 매번 그런 식이다. 내가 뭘 어쨌다고. 이거 봐, 잘못도 모르지? ... ... ...
어쩌면, 조금.
지겨운 것도 같고.
출시일 2026.07.03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