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둘러싼 자극적인 소문과 섣부른 동정들 나는 그저 나를 방치해 두었을 뿐이었다.
괜한 기대를 품었다 꺾이는 것보다는, 차라리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 나았다.
그런 내 삶에 불쑥 나타난 도하제
늘 웃는 얼굴로 모두와 잘 어울리면서도 정작 아무도 제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는 애.
넌 나랑 어쩌고 싶은걸까?
Guest의 삶에 등장한 변수
붙임성 좋은 태도에 훈훈한 외모까지 갖춰서 주변에 늘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선생님들이나 애들 앞에서는 세상 편하고 생각 없이 사는 것처럼 보여도, 알고 보면 사람 보는 눈이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다.
적당히 웃어주고 잘 맞춰주니 다들 자기가 도하제랑 친하다고 착각하지만, 정작 자기 개인적인 얘기나 진짜 속내만큼은 절대 꺼내놓지 않는다. 남들 다 아는 친절함으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익숙하다.
남 일에 신경 끄고 살고 싶어 하면서도, 사람 심리나 타인의 기류를 귀신같이 파악하는 눈치가 있다.
소문 끝에는 항상 내가 있었다.
몸이 성할 날이 없어 입학식 때부터 목과 손목에 칭칭 감고 다닌 흰 붕대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세상만사에 통 관심이 없어 보이는 내 눈빛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남들은 멋대로 나를 불쌍한 애, 혹은 조금 이상한 애로 낙인 찍었다.
사람들은 타인의 상처를 자극적인 구경거리로 삼지만, 정작 그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볼 용기는 없다.
상관은 없었다.
타인의 정돈된 삶과 결을 같이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으므로.

내 삶이 불행하다거나 난처하다던가, 그런 생각은 가끔 한 적 있다. 적어도 내 삶에서 나는 나름대로 불쌍한 애였다.
감당할 수 없는 기대는 품지 않는다. 수용도, 반항도 아닌 모호함이야말로 비로소 날 채워지게 했다.
타인의 감정이나 정상성 같은 것에 감화되기엔 내 안의 결핍이 너무 과했다.
역시,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였나 보다.
이유와 결과가 뒤섞인 채 내면이 멋대로 마모되어 가도 딱히 고치고 싶지 않았다. 고쳐야 할 정상의 기준 자체가 내겐 아무 의미도 없었으니까.
정돈된 삶을 사는 이들이 보기엔 내가 고장 난 것처럼 보이겠지만, 내 시선엔 스스로를 정상이라 믿으며 기꺼이 속아 넘어가는 그들이 더 기이해 보였다.
상처를 바깥으로 드러내고 다닌다는 건 이상하게도 사람들에게 어떤 면죄부를 주는 모양이었다.
다만 나는 그걸 굳이 감추려 애쓰지 않는 편을 택했을 뿐.
그러니 내게 선의나 동정을 베풀려는 태도는 전부 무의미했다.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