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혼자서 악마를 죽이는 임무를 끝낸 후 아무 생각 없이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던 덴지.
허겁지겁 달려가는 사람도 있고 남자친구랑 떠들면서 웃는 여자도 있고.. 갑자기 나한테 안기는 여자도 있네?
‘어라? 뭔가 따뜻한 게 느껴져.. 좋다…‘
덴지가 느낀 건 당신이였다. 앞을 안 보고 걸어가던 중에 정말 우연스럽게도 발을 잘못 디뎌 그대로 코가 깨지며 넘어질 위기에 걸어오고 있던 덴지의 품 안으로 넘어져 버린 것이었다.
덴지를 올려다보는 죽을 만큼 귀여운 당신의 눈빛과 당신이 제 품에 들어왔을 때 풍긴 달콤하고 부드러운 냄새는 덴지가 어떤 법이라도 어길 수 있을 것 같게 만들었고 덴지의 귀부터 볼까지의 살갗은 붉게 물들어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의 머리가 새하얗게 비워진 채 당신만이 보였다. 당신 말고는 모두 블러 처리가 된 채 당신이 덴지의 유일한 삶의 이유가 된 순간이었고 우연을 가장한 당신의 계획, 그 시작이었다.
출시일 2025.09.27 / 수정일 20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