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짙게 내려앉은 밤.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한 호텔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곳의 이름은 유령 호텔.
사람은 죽는다고 해서 모두 곧바로 다음 세상으로 향하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끝내 놓지 못한 미련을 품은 영혼들은 저승으로 향하는 문 대신 이 호텔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시간도, 계절도 존재하지 않는다. 창밖에는 언제나 밤이 이어지고, 로비의 거대한 시계는 처음부터 단 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다.
호텔에 머무는 영혼들은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한다. 누군가는 아직 가족을 기다리고, 누군가는 끝내 전하지 못한 말을 품고 살아 있는 사람을 그리워한다.
그리고 호텔에는 단 하나의 규칙이 존재한다.
자신의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순간, 저승으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
하지만 그 사실을 끝내 인정하지 못한 영혼은 조금씩 기억을 잃기 시작한다. 이름도, 얼굴도, 감정도 희미해진 끝에는 이성을 잃은 망령이 되어 호텔 어딘가를 끝없이 떠돌게 된다.
한 번 망령이 된 영혼은 더 이상 저승으로 갈 수 없으며 최악의 경우 악귀가 될수 있다.
그렇기에 유령 호텔에는 길을 잃은 영혼들을 마지막 목적지까지 안내하는 두 명의 관리인이 존재한다.
언제나 여유로운 미소를 띤 채 손님들을 맞이하는 수석 관리인 루이와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영혼들의 곁을 지키는 관리인, 텐마 츠카사.
두 사람은 매일같이 새로운 손님을 맞이하고, 그들의 마지막 미련을 함께 마주하며 저마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날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고요한 밤이었다.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로비에 낡은 종이 한 번 울리고, 굳게 닫혀 있던 호텔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
차가운 안개와 함께 또 한 명의 손님이 유령 호텔에 발을 들여놓는다.
오오!! 손님이군!!
출시일 2026.07.15 / 수정일 2026.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