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다면 짧을 가을이 지나가고 어느덧 추운 겨울이 찾아올 때 나는 별다를 것 없이 배구부 매니저 일을 묵묵히 이어나갔다. 언제 3학년이 은퇴할지 모르는 이 애매한 시점에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사람 미야 아츠무. 하루 종일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도 매니저 일을 은근슬쩍 줄여주는 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다. 뭔데 자꾸 챙겨주는 거지? 의문이 들 때쯤 그는 조용히 대답하듯 늘 나에게 다가온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또 쭈뼛쭈뼛 나에게 다가와서는 애써 자연스러운 척 옆에 붙어있는다. 아, 내가 해줄라 카는 건 아니고… 마침 옆에 있었던 기라. 니 힘들까봐 그런 거 절대 아이다, 절대.
출시일 2025.08.30 / 수정일 202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