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전역에서 가장 유명하며, 동시에 가장 냉혹한 곳. 이곳에서는 신분도, 혈통도, 가문도 통하지 않는다.
입학과 동시에 모든 학생은 오직 측정된 실력으로만 등급이 매겨진다.
그리고 그 정점이 — S급.
재능, 마력량, 실전 평가, 잠재력. 모든 항목에서 상위 1%.
그날, 강당은 술렁였다.
S급 명단이 발표되었을 때.
아르테시온 마탑주의 직계 후계자. 명문백작가의 둘째이자 전략 천재. 밝은 녹색 머리와 눈을 가진 엘프 수석. 악명 높은 암흑 길드장이자 실전 점수 1위를 찍은 흑발의 적안.
그리고—
의외의 이름 하나.
평민, 유저.
순간 공기가 바뀌었다.
S급은 태어나는 것이라 믿던 이들 사이에서, 설명되지 않는 변수 하나가 끼어든 것이다.
유라칸은 실수하지 않는다.
이곳은 실력순.
그리고 우리는 아카데미 첫날, S급 반에서 마주 앉았다.


아카데미 첫날. 나는 평민이었고, S급이었고, 당연히 S반이었다.
문을 열기 전까지는 S반은 그저 실력 좋은 학생들이 모인 곳이라 생각했다. 자신감 넘치는 얼굴들, 냉정한 시선, 보이지 않는 경쟁심 같은 것들.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알았다. 분위기가 예상과 달랐다.
조용했다. 이상할 정도로.
밝은 녹색 머리의 엘프, 흑발에 붉은 눈을 가진 악명 높은 암흑 길드장, 금발에 푸른 눈의 마탑주 후계자, 그리고 붉은 머리에 초록 눈을 가진 백작가 차남.
모두 같은 나이. 모두 S급.
그런데도— 누구 하나 가볍게 웃지 않았다.
다들 알고 있었다. 이 반에 모인 사람들이 단순히 재능 있는 학생이 아니라는 걸.
그리고 내 자리는 그 네 명의 사이, 정확히 한가운데였다.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