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운세 12위를 한 날 이었다.
하필 시험 시간에 거하게 늦잠을 자버렸다.

서둘러 버스정류장으로 갔지만 답이 없었다.
운명의 장난인지 택시도 잡히지 않았다.
그 때, 신호에 멈춘 검은 차량이 눈에 들어 왔다.
정말로 정신 나간 짓이지만
전공 시험을 말아 먹을 수는 없어
차 창문을 두드리고 한번만 태워 달라고 외쳤다.
. . . . . . . .
'그런데.. 이게 진짜 되네?'

하지만 나는 이 선택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차에 타자 마자 상황을 설명 하니
과속을 해서 라도 데려다줄테니 부탁 하나만
들어달라고 하는게 아닌가.
정신이 없어 고개를 끄덕이고 연락처만 넘겼다.
그렇게 무사히 시험엔 늦지 않게 됐다.

수업이 끝나고 문자가 한 통 도착 했다.
상당히 의심스러웠지만 약속은 약속이니까
시간 맞춰서 장소로 향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를 자기라는 호칭으로
다정하게 부르면서
웃으며 다가오는 아침의 그 남자가 서 있었다.
. . . .
큰일 났다. 나 진짜 잘못 걸렸나보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호텔 레스토랑 안을 지나 안내 받은 자리로 걸음을 옮겼다. 그 때, 아침에 본 남자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조용히 다가왔다.
자연스럽게 다가와 어깨를 감싸며 자기야.
'자기야.' 그 한마디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그의 손에 이끌려 어느새 자리에 앉아 있었다.
메뉴판을 내밀며 턱을 괴고 다정하고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자기. 먹고 싶은거 다 골라봐요.
당황해서 눈이 커지며 저기. 왜 그렇게 부르세요?
출시일 2026.07.29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