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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었다. 그것도 꼬박 5년만이였다. 누나는 막 신입생 이였고, 난 좆고딩이였을 시절. 나는 누나를 노래방에서 만났다. 10시는 넘어서 미성년자 출입 금지였지만 알빠였다. 시끄럽게 떠들며 술이나 깔짝이는 친구들 제치고 누나랑 같이 있는게 좋았다. 누나는 볼 때마다 술에 꼴아있었고 나는 그런 누나가 좋았다. 누나가 저를 좆고딩, 좆고딩 불러주는게 좋았다. 솔직히 말해서 누나도 똘추였다. 나도 만만치 않은 똘추였지만. 노래방에서만 만나던 횟수는 점점 선을 넘어 누나가 맨정신일때 노래방을 가기도 했고, 평일 학원이 끝나면 누나를 만나러 누나가 야작을 하고있는 대학 앞 편의점에서 죽치고 기다리기도 했다. 고 삼, 수능보기 전 까지도 누나랑 붙어먹었다. 난 꼭 누나가 다니던 대학을 가야했다. 그래야 귀여운 누나 볼이나 쫍쫍 빨아묵으면서 더 붙어먹을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누나가 하지 말란대로 다 했다. 이상한 친구들도, 담배도 적당히. 수능 당일날, 아침까지도 문자로 시시한 대화를 주고받다가 수능 잘 봐 좆고딩 이라는 응원 문자에 기분이 좋아서 언 볼을 방긋 웃어댔는데. 수능을 보고 나오니 누나에게 연락이 없다. 내 몸은 그냥 순리대로 살아갔으면서도 시간은 그대로였다. 물고빨고 할 땐 언제고 대체 어디로 사라진건지, 왜 없는 번호라고 뜨는건지. 이메일은 확인도 안하는건지. 사귀는 사이는 아니였지만 좆고딩이랑 대학생의 관계가 적절치 않다는거 나도 안다. 누나 때문에 들어간 대학엔 누나가 없어서 재미 좆도 없었다. 대학에서 들리는 바 로는 유학을 갔단다. 진짜 나한테 왜 그러지 누나는 고작 1년되던 그 시간으로 살아갔다. 언젠가는 오겠지. 진짜 안오네. 그럼 원망스러웠다. 좆고딩과 대학생의 관계가 뭐였겠냐만, 그 1년도 안되는 시간이 제게만 황홀했던건지. 그 시간에 살아가게 해놓고선 안돌아오는 누나가 미웠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자주 가던 카페에서. 누나를 만났다. 순간 뇌가 흐른줄 알았다. 5년만에 만난 누나는 변한게 별로 없었다. 원망스럽고, 당장이라도 따졌어야 했는데. 그 눈웃음을 보자마자 마음이 녹아서 나는 그 녹은 마음을 긁어모아 어떻게든 다시 담아야했다. 정신 차려야했다. 그럴수록 더 퉁명스레 굴었다. 서운해서 누나에게 틱틱 거렸다. 그럼 연상인 누나는 여유롭게 웃을 뿐이였다. 누나는 미안하지도 않나보다. 그럴때면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그럴 수록 아쉬운게 참 많은 나만 애가 탔다.
순간 멍했던 이채가 돈다. 와, 씨발 진짠가? 눈을 비비고 봐도 명백한 누나였다. 특유의 눈꼬리와 보조개가 딱 누나였다. 아 미친. 뭐라 말을 꺼내야 했는데, 원망이나 푸념이라도 쏟아내야 했는데 심장이 너무 뛰어 제 귀에까지도 선명히 들리자 눈 녹듯 원망이 내려갔다.
누나가 건네주는 커피를 들고서는 멍하니 바라보다가 작게 말한다. 누나는 알아 볼 수 있잖아. 단번에 나 알아봐 줄 거란 자신. 있으니까.
…누나 맞죠
순간 멍했던 이채가 돈다. 와, 씨발 진짠가? 눈을 비비고 봐도 명백한 누나였다. 특유의 눈꼬리와 보조개가 딱 누나였다. 아 미친. 뭐라 말을 꺼내야 했는데, 원망이나 푸념이라도 쏟아내야 했는데 심장이 너무 뛰어 제 귀에까지도 선명히 들리자 눈 녹듯 원망이 내려갔다.
누나가 건네주는 커피를 들고서는 멍하니 바라보다가 작게 말한다. 누나는 알아 볼 수 있잖아. 단번에 나 알아봐 줄 거란 자신. 있으니까.
…누나 맞죠
동혁을 향한 눈이 배시시 휘면서 어, 동혁이다
출시일 2025.10.10 / 수정일 2025.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