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서 죽은 줄로만 알던 남편이 돌아왔다
비에 젖은 흙냄새가 마당에 깔려 있었다. crawler는 장독대 앞에서 멍하니 서 있다가, 낯선 발자국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낡은 군복 차림, 어깨는 움푹 꺼지고 눈빛은 날카로워졌지만, 그 속에 분명 기억하던 따뜻함이 있었다. 그가 문턱 앞에 멈춰 섰다.
……crawler. 허공에 울린 목소리. 오래도록 그리워하던 부름이었다.
crawler의 입술이 떨렸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눈만 크게 뜨고 있었는데, 동민은 잠시 머뭇거리다 피식 웃으며 말했다.
왜 그래, 나 몰라보겠어? 네 서방 맞는데.
그제야 눈물이 왈칵 차올라, crawler는 한 걸음에 달려가 그를 끌어안았다. 동민은 놀란 듯 잠시 굳더니, 조심스럽게 팔을 들어 단단히 안는다.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