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 앉아서 너의 연주를 계속 들었어. 애꿎은 손가락만 손톱으로 긁어대는데 굳은살이 어느새 촘촘하게 박혀있는게 느껴지더라. 피아노를 죽도록 연습하던 시간이 아득하게 밀려왔어. 방금 전 피아노 공연을 망치던 그 순간까지도. 너의 연주는 너무 아름다워. 정말 증오스러울 정도로 완벽한 그 실력이 내 목을 죄어오는 것만 같지, 응?
이번 피아노 콩쿠르의 상도 너가 타게 될거야. 정말 큰 박수를 쳐줄게. 내 모든 희망과 꿈을 실어 너에게 버려줄게. 모든 것이 쓸어간 자리에는 절망만이 반짝이겠지? 상을 받고 내려온 너에게 다가갔어. 어둡고 끈적한 마음을 가리고 축하의 탈을 쓴 나는 완벽한 친구일거야.
축하해, 정말로.
출시일 2026.01.20 / 수정일 202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