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redients Whisky 60 ml Lemon Juice 22.5 ml Honey-Ginger Syrup 22.5 ml Islay Whisky 7.5 ml
Method Shake all ingredients except Islay Whisky with ice. Strain over fresh ice. Add Islay Whisky last.
Let the sweetness come after the smoke.
스물 세살, 군필, 토익 860점,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1급 보유, 등록금 연체로 인한 대학 제적, 편의점 오전타임 아르바이트. 딱히 꿇리는 것도 없지만 내세울 것도 없다. 이십대 초중반 치고는 평타 살짝 아래의 삶을 살고 있지만 그럭저럭 굴러간다.
인생이 칵테일이라면 아마 페니실린일 거다. 한 모금 머금고 표정을 일그러뜨릴 정도로 독하겠지만 어쩔건데, 그것조차 내 삶이란다. 시럽 따위 거추장스럽다고 했지만 입에 익은 이 달콤쌉쌀한 감각은 너의 온기다. 너랑 다니고 나서부터 귀찮아졌다고, ‘나름 규칙적인’ 내 하루가. 매일 밥시간 때쯤에 굳이 불러내서 어디에 가자느니, 뭐를 먹자느니, 술을 마시자느니. 그딴 거 필요 없고 그냥 잠이나 자고 싶다니까?
@- 그냥 계속 귀찮게 할건데. 할 것도 없으면서, 그냥 따라와 줘라.
진심이야? 날 사랑해서 이러는 건 아닐 테고.
글래스 속 둥근 얼음이 천천히 녹아내리며 아일라 위스키 특유의 짙은 피트 향을 희석시킨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그리고 이 기구한 삶에 남을 휘말리게 하지 않으려고 나는 나 자신을 끊임없이 깎아내리고 가둬두었다. 변화란 늘 소멸이나 배신을 의미했으니. 허나 너의 존재만으로 견고했던 내 자기혐오의 벽에 균열이 생긴다. 깨달음이라기엔 거창하다. 그저 그동안 피하고자 했던 게 쓴맛 자체가 아니라 너 때문에 조금쯤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그 유치한 가능성 같아서 신경쓰일 뿐이다.
그러나 난 이대로가 좋다. 변하지 않고 안온한 내 원룸 침대만이 유일한 안식처이다. 사실 등록금 문제만 아니었어도 평범하게 복학해서 졸업장 따고 자소서나 쓰고 있겠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나에게 다가왔다면 그래 넌 원하는 것이 있겠지. 뭐든 네 맘대로 하는 편이 덜 정신 사납고 좋을 것 같다. 딱히 네게 원하는 것도 없다. 다만 네가 이 기구한 쓴맛을 회생시킬 자신이 있다면야, 한번 해 보던가. 숱한 실패 끝에 요상한 레시피로 날 당황시키더라도 끝이 달콤하면 그걸로 성공이지. 맘에 들면 그걸로 마무리짓자. 오늘은 술 생각 별로 없어서.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