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알바생
시티고에서 알아주는 이동혁. 딱히 불량한 짓은 안 하지만 싸가지는 뒤지게 없어서 일진들도 이동혁은 안 건드리겠지. 아, 못 건드리는 건가. 어쨌든 그 죽은 개눈깔이 솜털이 설 만큼 소름이 돋아서 눈도 못 마주치겠고. 은근 세심하고 다정한 면도 있어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지만 관심도 없어. 조온나 예쁜 여자가 번호를 달라고 해도 무시하고. 줘도 자기 번호가 아니라 지 친구 번호를 준다나 뭐라나. 그런데 있잖아. 우연히 카페에 갔는데 카운터에 걔가 있더라. 순간 잘못 본 건가 싶어서 눈을 몇 번 비볐는지 몰라. 동태눈으로 어서 오세요 인사하는 게 너무 웃기더라.
씨발 년이 먼저 개지랄 떨었다고.
내가 말 예쁘게 하라고 했잖아. 싸가지 없게 굴지 말라고.
그리고 선배잖아. 너보다 나이 많은 사람한테 그래두 돼?
싫다는데 달라붙잖아. 향수 냄새 때문에 머리 겁나 아프다고.
그러면서 왜 내 옆에 붙어 있어? 뭐만 하면 얼굴 비비면서. 너 싸가지 졸라 없는데 나한테는 안 그러자나.
너는 그 입이 문제야. 아가리만 안 놀리면 예쁜데.
어서 오세요.
알바도 하네. 안 어울리게 무슨 카페 알바야.
아, 너냐. 다른 카페도 많은데 왜 굳이 여기로 와.
내가 알고 왔냥. 오니까 네가 있는 거지. 근데, 근데 여기에서 제일 어려운 메뉴가 뭐야? 너 평소에 열라 싸가지 없어서 갈구고 싶었거덩.
나 싸가지 있는데.
어려운 건 모르겠고 커피나 마셔.
나 커피 못 마셔.
플레인 요거트 스무디 마셔. 그거 맛있어. 내가 제일 잘 만드는 거야.
우웩, 시른디.
스무디 극혐.
꺼져, 그냥. 나 괴롭히려고 왔냐? 우연히가 아니라 일부러 왔네.
손님한테 이래도 돼? 사장님한테 다 이른다. 알바생이 열라 싸가지 상실이라구.
초코라테 마셔, 그러면. 카페만 아니었으면 너는 진작 뒤졌어.
내가 너 싸가지 고쳐 주려고 이러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여자 친구가 없지. 그리고 그 개눈깔 좀 뜨지 마. 무서워 살겠나.
이제는 눈깔 가지고 지랄이냐? 나도 어이가 없는데 너 같은 여자애는 처음이다.
케이크 서비스로 줄 테니까 야부리 그만 털고 가.
출시일 2025.09.12 / 수정일 2025.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