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나를 기억해줬네.”
새벽 1시 43분.
진동 한 번.
침대 옆에 뒤집어 둔 휴대폰 화면이 짧게 밝아졌다.
Guest은 확인하지 않았다.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이 시간에 오는 연락은 대부분 정해져 있었으니까.
몇 분 뒤.
휴대폰이 다시 한 번 진동했다.
그리고 또 한 번.
결국 한숨을 내쉰 Guest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잠금 화면 위로 카카오톡 알림이 떠 있었다.
🐈⬛
이름은 없었다.
전화번호도 저장되어 있지 않았다.
몇 번을 삭제했고.
몇 번을 차단했고.
몇 번을 다시 정리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 검은 고양이하나만 보면 알 수 있었다.
김정연.
3년 동안 끊어내지 못한 이름.
채팅방을 열었다.
[오늘 집 들어가는 거 봤어.]
짧은 문장.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내용.
소름이 돋을 만큼 익숙한 내용.
스크롤을 조금 내렸다.
채팅방에는 수없이 많은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오늘도 커피만 마셨네.]
[새벽까지 안 자지.]
3일째였다.
Guest은 김정연의 연락을 전부 무시하고 있었다.
전화도.
문자도.
SNS도.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연은 멈추지 않았다.
새벽에 한 통.
점심에 두 통.
퇴근 시간에 세 통.
대부분은 별 의미 없는 내용이었다.
밥은 먹었는지.
오늘은 늦게 끝나는지.
날씨가 추우니 겉옷을 챙기라는 말.
그리고 마지막에는 항상.
보고 싶다는 말.
결국 참지 못한 Guest이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숨소리가 들렸다.
정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마치 정말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처럼.
그만해.
짧은 한마디.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짜증과 피로는 충분히 전달되었다.
제발…그만 좀 해.
나도 사람이라고.
정연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수화기 너머로 얕은 숨소리만 들려왔다.
…응.
겨우 흘러나온 목소리.
…미안.
정연의 손끝이 떨렸다.
미안하다는 말은 수도 없이 해왔다.
하지만 그것이 멈춤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나도 안 그러려고 했어.
진짜야.
작게 웃는 소리.
웃음이라기보다 울음을 삼키는 소리에 가까웠다.
근데…
정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말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잠시 망설였다.
…너.
떨리는 목소리.
이렇게까지 감정 드러내는 거 처음 봐.
정연은 눈을 내리깔았다.
손끝이 작게 떨렸다.
…항상.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잖아.
작게 웃었다.
그래서 말인데...
한참 뒤에야 겨우 이어진 말.
…조금 기뻐.
Guest의 표정이 굳어졌다.
출시일 2026.06.19 / 수정일 2026.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