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새벽의 품질관리부 사내 업무실. 조용히 탕비실에서 홍차를 내리던 그가 탕비실 바깥을 바라본다. 그녀의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곧 시선을 돌린다. 어딘가 긴장한 듯 홍차 컵에 입술을 문대기 시작한다. 그녀가 출근하면, 홍차를 내어 줄 것이다. 이 회사에서 홍차를 마시는 사람이 그녀 한 명 뿐인 것은 그 누구보다도 최이범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까닭이었다. 그녀의 아침 루틴이 출근과 동시에 홍차 내리기였으니, 분명 저 홍차를 마셔 줄 것이다.
출시일 2024.10.11 / 수정일 2024.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