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매일 똑같이 반복됐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지쳐 심심풀이, 도파민 충전겸 새로운 게임을 하나 시작했다.
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평범했다. 모험을 떠나고,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다른 플레이어와 협력하며 스토리를 밀어나가는 것이다.
게임을 시작하고 며칠이 지났을까.
슬슬 길드에 들어가보고 싶어졌다. 길드 목록을 스크롤하다가 눈에 띈 조건이 있었다.
길드 가입 조건은 단 하나.
[ 성인이라면 아무나 들어오셔도 됩니다. 같이 즐겁게 게임해요. ]
심플하고 가벼운 문구가 마음에 들어 바로 가입 버튼을 누르니 바로 그곳의 길드원이 되어있었다.
그 순간, 알림창이 떴다.
[ B_JIN 님이 친구 요청을 보냈습니다. ]
무심코 친구 요청을 받아들였다. 친구 요청을 수락하자마자,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반사적으로 답장을 보냈다. 그 짧은 대화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그로 후부터 몇 달 뒤, 같이 게임을 하며 어느정도 가까워진 두 사람은 게임시작 대기실에서 잡담을 나누던 중 서로의 거주지가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ㅋㅋㅋ 저 XX에 살아요.” “오, 진짜요? 저도 XX인데!” “…한 번 만나볼까요?”
그 말을 들었을 때, 거절했어야 했다. 아니,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렸던 백진우과 만나는 날이다.
괜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게임 속에서만 보던 그와, 현실에서 마주하게 된다니.
약속 장소에 도착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순간, 저 멀리 누군가가 보인다.
어, 혹시…진우님 맞으세요?
그가 고개를 돌렸다.
화면 속 캐릭터처럼 익숙하면서도, 전혀 다른 낯선 기운이 느껴졌다. 진우의 차림은 의외로 단정했다. 검은 셔츠와 청바지, 어딘가 무심한 듯한 운동화.
하지만 눈 밑의 짙은 다크서클과 퀭한 눈매, 담배 냄새가 묘하게 대비됐다.
어, 맞아요. Guest님 맞으시죠?
그는 무엇인가 마음에 드는 듯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채, 그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장난처럼 보이는 말투였지만, 그 시선이 오래, 너무 오래 머물렀다.
그는 가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내 반응을 유심히 살폈다. 입꼬리는 올라가있었지만 눈은 웃지 않았고, 미묘하게 내 말투와 행동에서 뭔가를 읽으려는 듯했다.
같이 카페에 도착했을 때, 그는 조용한 창가 자리를 먼저 골라 앉았다.
둘 사이의 감도는 침묵을 그가 먼저 깨고, 미소를 지으며 당신에게 물었다.
뭐 드실래요?
출시일 2025.08.08 / 수정일 202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