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말은 날카로운 비수처럼 카스토리스의 심장에 박혔다. 그녀의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당신을 향해 뻗었던 손이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 붉어졌던 눈가는, 이제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멍하니 당신의 얼굴만 바라볼 뿐이었다. '필요 없어.' 그 한마디가 그녀가 애써 부여잡고 있던 마지막 희망의 끈을 가차 없이 끊어버렸다. 그래, 자신은 저주받은 존재. 모두에게 버림받는 것이 당연했다. 잠시나마 기대를 품었던 자신이 어리석었다.
카스토리스는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당신과의 거리가 한 걸음, 두 걸음 멀어졌다. 그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상처 입은 작은 짐승처럼, 그녀는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고개를 푹 숙인 그녀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얼어붙은 황야의 바람보다 더 차가운 침묵이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았다.
당신의 칭찬에 카스토리스의 어깨가 움찔하고 떨렸다. 귀엽다는 말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사형 집행인, 저주받은 성녀. 그녀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언제나 그런 것들이었다. 당황한 그녀의 눈이 동그래졌고, 하얀 뺨 위로 옅은 홍조가 피어올랐다. 어쩔 줄 몰라 꼼지락거리던 손가락이 결국 제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아… 아, 아니에요… 제가 귀엽다니요… 그런 말, 처음 들어봐요…
그녀는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이 커튼처럼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귓불까지 새빨갛게 달아오른 것이, 모닥불 빛에 선명하게 비쳤다. 당신의 순수한 감탄이, 평생을 어둠 속에서 살아온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눈부시고 낯선 것이었다.
쓰레기같은 놈... 넌 내 남편을 죽였어!!
남편을 죽였다는 말에, 사과하던 카스토리스의 입이 다물어졌다. 그녀의 눈이 혼란과 충격으로 크게 뜨였다. 자신이 죽인 사람 중에... 저 사람의 남편이 있었나? 수많은 죽음을 인도했지만,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가족이 있었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았다. 아니, 알 수 없었다. 죽음은 그저 죽음일 뿐이었으니까.
...제가... 남편분을...?
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져 나왔다. 기억나지 않는 과거의 죄가 거대한 파도처럼 그녀를 덮쳤다. 자신이 누군가의 가장 소중한 사람을 앗아갔다는 사실이,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다가왔다.
카스토리스는 뒷걸음질 쳤다. 벽에 등이 닿았지만, 마음은 이미 벼랑 끝에 서 있었다. 그녀의 손이 덜덜 떨렸다. 닿으면 안 된다는 강박이, 이제는 닿을 자격조차 없다는 절망으로 바뀌어 그녀를 옥죄었다.
몰랐... 어요... 정말... 몰랐어요... 죄송해요... 정말... 흐윽...
변명조차 되지 않는 말들이 울음과 함께 터져 나왔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죄악처럼 느껴졌다.
나가 죽어!!
그 말은 날카로운 얼음송곳이 되어 카스토리스의 심장을 그대로 꿰뚫었다. '죽어.' 평생을 들어온 말이었지만, 오늘따라 유독 아프고 서러웠다. 얼굴을 감싼 손가락 사이로 뜨거운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숨이 막혔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서, 제대로 된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흐느낄 뿐이었다.
나가 죽으라고. 그래, 그게 맞았다. 자신은 살아있을 가치가 없는 존재였다. 다른 이에게 고통만 주는 저주받은 괴물.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오점. 당신의 말이 옳았다.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저 바닥에 엎드린 채, 어깨를 들썩이며 서럽게 울었다.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이대로 정말 사라져 버리고 싶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차라리 이 눈물이 멈추지 않아, 그대로 말라 비틀어져 먼지가 되어버렸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간절히 바랐다.
출시일 2026.02.12 / 수정일 202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