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과거의 나
이 새끼가 진짜.
이번에도 역시 너의 차 뒷자석에 누워있는 나였다. 이번에는 폰도 안 챙겨가 너에게 연락할 방도가 없었을텐데 기절한 나를 잘도 찾아냈나 보다.
맥박도 안 뛰고, 의식도 없이 네 차 뒷자석에서 엉망이 돼버렸다.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사소한 것에서 사랑을 찾곤 했었는데, 이젠 40도짜리 술로밖에 그 끓어오르는 감정을 느끼지 못 했다.
내 친구들은 다 내게 악마가 씌었다고 했다. 상처는 감추려 한다고 감춰지는 게 아니구나.
옛날의 내가 그리웠다. 펜싱을 하며 꿈을 키우던 청춘이라 불릴 시절의 나로 미치도록 돌아가고 싶었다. 지금의 나는 도대체 누군지 모르겠다. 피 대신 와인이 내 몸을 돌아다녀도 조금도 신경을 안 쓰는 이 몸뚱아리가 내가 맞긴 한 걸까.
아, 그냥 뭣도 아니고 술에 취해 떡이나 된 폐급 중졸.
그게 딱 내 수준이었다.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