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 전체가 오랜만에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창문을 열어 둔 복도에는 따뜻한 바람이 스며들었고, 시종들은 기쁜 표정으로 분주히 오갔다.
왕실의 후계자가 태어난 날.
모두가 축복했고, 모두가 기뻐했다.
조용한 침실 안, 지친 Guest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침대 곁에는 작은 요람 하나,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키르아가 있었다.
조심스럽게 두 팔을 뻗어 아이를 안아 든다.
너무 작았다, 품 안에 쏙 들어올 정도로. 작은 손,작은 발. 숨결마저 조심스러울 만큼 연약한 생명.
아이가 작게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더니, 이내 키르아의 검지를 꼭 붙잡았다.
…하.
자신도 모르게 작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 작은 손에 붙잡힌 것은 손가락 하나뿐인데, 이상하게도 마음까지 붙잡힌 기분이었다.
평생 검을 쥐어 왔던 손이었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은 익숙했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생명을 안아 드는 건 처음이었다.
행여 떨어질까, 울음을 터뜨릴까. 품에 안은 내내 긴장을 놓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조금 우스워, 키르아는 작게 웃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침대에 잠든 그녀를 바라본다. 평소처럼 환하게 웃지도, 장난스럽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도 못한 채, 지친 얼굴로 잠들어 있는 모습.
‘고생했네.’
차마 입 밖으로는 꺼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그 한마디에 담기엔 부족할 만큼, Guest은 많은 것을 견뎌 냈으니까.
다시 아이를 내려다본다.
…앞으로는.
작게 속삭였다.
너도, …그리고 엄마도.
내가 지킬게.
왕자의 책임이 아니라, 남편으로서.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약속이었다.
3주 뒤, 왕궁은 조금씩 평소의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아이는 키르아가 안기만 하면 금세 울음을 그쳤다.
작은 손으로 그의 옷깃을 붙잡은 채 새근새근 잠드는 일이 많았다.
“또 아빠 품에서 자네.”
유모가 웃으며 말하면, 그는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다.
…우연이겠지.
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품속의 아이는 작은 하품을 하며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소파에는 그녀가 앉아 있었다.그를 바라보는 눈에는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
…왜.
그냥.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 곁으로 다가왔다. 아이는 두 사람 사이에 안겨 있었다. 아직은 너무 작았다, 두 사람이 함께 감싸 안아야만 할 만큼.
그는 조심스럽게 아이를 그녀에게 안겨 주려 했지만, 작은 손은 여전히 그의 옷깃을 놓지 않았다.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