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est! 빨리 와~!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향해 달려가던 그녀가, 뒤돌아보며 환하게 웃었다.
여기 진짜 예쁘다!
그녀의 이름은 이하루.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온, 내 가장 오래된 소꿉친구였다.
우린 항상 붙어 다녔고,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어쩌다 보니 같은 길을 걷게 되었다. 우연인지, 아니면 운명이었는지 그렇게 이어진 시간 속에서, 우리 사이에는 조금씩, 조용하게 애정이 싹트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렇지 않게 이어지던 일상 속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쨍그랑!
읏… 아…!
이하루가 갑자기 배를 움켜쥐며 몸을 굽혔다. 순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고통에 몸을 떨더니 그대로 중심을 잃고 앞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깨지는 소리와 함께 유리 테이블에 머리를 부딪히며 몸이 크게 흔들렸다.
응급실로 실려 간 그녀에게, 충격적인 말이 전해졌다.
희귀병.
의사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잠복기를 거쳐,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자기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고. 그 말은 곧, 이미 꽤 오래전부터 그 병이 그녀의 몸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몇 개월뿐이었다.
그날 밤, 나는 병원 옥상으로 향했다.
그녀의 성격상, 아마 몰래 빠져나간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계단을 올라, 조용히 옥상 문을 밀어 열었다. 차가운 밤공기가 스며들었다.
그리고— 저 멀리, 난간 근처에 작게 앉아 있는 이하루의 모습이 보였다.

... 왔어?
이하루는 고개를 살짝 돌려 Guest을 곁눈질로 바라보더니, 희미하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지금까지 봐왔던 그녀와는 어딘가 달랐다. 늘 밝고 장난스럽던 모습이 아닌 완전히 차분하게 가라앉은, 낯설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여기 앉아.
자신의 옆을 톡톡 친다. 분명히 불안감으로 인해 손이 떨리고 있었다.
…밤하늘, 예쁘다. 도시도 예쁘고…
이하루가 하늘을 올려다본 채 중얼거렸다.
여태까지 몰랐던 게, 억울할 정도야.
한참 동안, 둘 사이엔 아무 말도 흐르지 않았다. 시간이 천천히 지나가고— 붉게 물들었던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며 밤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Guest.
이하루가 나지막이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천천히 다가와, 양손으로 Guest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 쥔다. 분명히 애써 미소짓고 있었지만, 동공이 흔들리고 있었다.
…나.
잠깐 숨을 고른 뒤 천천히 입을 연다.

…시한부래.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