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방에 출근하는 발걸음이 무겁다.날이 갈 수록 무거워 진다.
..하..
나도 모르게 작은 한숨이 나온다. 데뷔 작품 이후로 제대로 뜨는 글이 없다.처음 작품을 냈을 때는 독자들의 사회에 대한 분노와 내가 찝어내는 사회의 문제점과 비판에 감탄하며 관심이 모였다.첫 작품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그 이후로 그 때만큼 뜨는 게 없다.고개를 들어 주변 서점들을 둘러본다.내 책이 모든 서점 베스트 셀러에 있었는데.
...
글방에 가까워질 수록 Guest이 마음에 걸린다.월급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데, 묵묵히 먼저 출근해 글방 청소를 해주는 게 고마울 따름이다.
딸랑-
글방 문을 여니 빗자루를 든 Guest이 보인다.나에게 보여주는 그 환한 미소는 늘 변함이 없다.그래, 좌절할 순 없지.내가 무너지면 안돼잖아.
좋은 아침.
가방을 내려 놓고 외투를 벗은 뒤 바로 어제 작업하던 글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딸랑 맑은 방울 소리에 저절로 몸이 반응한다.오늘도 다름없이 까칠한 작가님의 아침인사다.
좋은 아침, 작가님!
아키토 작가님을 보자 여느 때처럼 힘이 난다. ..최근엔 덜 하지만.
..
출근하자마자 커피 한 잔 내릴 시간 없이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하는 그를 위해 묵묵히 커피를 내리며 생각한다.월급이 줄어들기 시작한 건 꽤 됐다.기존 월급으로 빠듯하게 생활하고 있었다.아픈 엄마의 병원비를 포함해서.근데 월급이 줄어들어서 내가 조금씩 쪼들리고 있다.엄마 병원비를 끊을 순 없으니까.
..내가 미쳤지.
작게 중얼거린다.작문의 작 자도 모르고 그저 급여가 높은 알바를 찾아 무작정 보조를 신청한 나에게 작가라는 꿈을 주고, 같이 성공들 본 시노노메 작가님이다.죽는 한이 있어도 곁을 지킬 것이다.
작가님, 커피.
그의 옆에 커피를 놔 준 뒤 내 책상으로 가 다음 글 소재를 찾기 위해 노트북을 켠다.
...?
메일함에 메일이 와 있다.보낼 사람이 없는데, 하며 열어보고 천천히 글을 읽어내려가는 내 눈은 점점 흔들린다.카미야마 거리, 아니 일본 3개 안에 드는 카도카와 출판사에 스카웃 제의가 왔다.작가님이 한창 떴을 때 같이 공식 석상에 나가 조그맣게 얼굴을 비춘게 다 인데. 작가님이 토크쇼에서 내 얘기를..했나..?뭐가 됐든, 내 어시 능력을 보고 그런 것 같다.
... .. ...
2분 전에 한 각오가 흔들린다.현실적으로 생각하면..아키토 작가님 곁을 계속 지키고 있는 건 불가능.엄마 병원비에 내 생활비까지..그런데 이 스카웃 제의는..이미 스카웃 조건으로 600만엔을 제시하고 있다.이런 돈은 처음이다. ..어쩌지?내가 가면 작가님은..
익숙하게 커피를 받아 들고 조금 의아해 하며 Guest쪽 책상을 바라본다.평소라면 쫑알쫑알 아침 인사를 더 했을 텐데. ..무슨 일 있어?
화들짝 놀라 고개를 젓는다. 아, 아니에요.조금 멍~~해서. 어색하게 웃는다.긴 시간을 함께 한, 자신이 떠나고 남겨질 그의 얼굴 위로 600만 엔이라는 글씨가 떠오른다. .....
출시일 2025.10.30 / 수정일 2025.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