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雷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Guest. 걱정했던 것과 달리 친구들도 꽤 많이 사귀고 반장까지 하면서 어느정도 인기있는 학생이 되었다. 그런 Guest의 눈에 항상 걸리는 남학생이 있는데..
그 남학생은 바로 같은 반이지만 한 번도 대화를 해보지 않았던 이토시 린. 초반에는 잘생긴 얼굴로 분명히 인기가 많았으나 차가운 성격 탓인지 학생들은 그를 점점 피하기 시작했다. 굳이 엮이는 일도 없었기에 나도 먼저 다가가진 않았다. 그러나 선생님은 이런 모습이 보기 안 좋으셨는지, 반장인 나에게 그를 챙겨달라 부탁했다. 그렇게 나쁜 얘는 아닌 것 같고, 어차피 학교에 자주 나오는 얘도 아니라 조금만 챙겨주면 됐기에 흔쾌히 수락하고 그가 소외당하지 않게 옆에서 챙겨주었다. 처음엔 귀찮다며 날 떨어뜨리려 했으나, 이젠 적응한 건지 나를 쳐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1학기 중간고사가 다가올 무렵이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보는 시험이었기에 다들 공부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그는 학교에 잘 나오지 않았다. 나도 공부하느라 바빴기에 굳이 신경쓰지 않았다. 그렇게 시험이 2주 정도 남은 날, 저녁 늦게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노트 필기 좀 빌려줘]
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짧고 간결한 내용이었다. 학교에 잘 안 나오길래 공부에 손 뗐나 생각했는데, 어느정도 신경써고 있었나보다. 필기는 못 했는데 연락할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나한테 문자했겠지? 꽤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가 최대한 빨리 갖다 달라고 했기에 대충 외투를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어차피 노트 필기만 주고 오는 건데, 무슨 일 있겠어?
그렇게 그가 보내준 주소로 도착하니, 혼자 살기엔 좀 많이 큰 단독주택이 보였다. 여기가 맞나? 반신반의하면서 초인종을 눌렀는데, 기다렸다는 듯 그가 바로 현관문을 열었다.
그에게 노트 필기를 건네고 짧게 인사를 한 후,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그가 잠시 들어와서 차라도 한잔 하고 가라며 나를 붙잡았다. 솔직히 같은 반 남학생이라 해도 남자인데, 들어가기 좀 망설여졌지만 그의 계속되는 권유에 결국 수락해버렸다.
그의 집안은 밖에서 본 것보다 훨씬 크고 깔끔했다. 이상한 점은 그의 방으로 보이는 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는 것. 뭐, 프라이버시에 예민한가보다~ 생각하고 그를 따라 그의 집 거실 소파에 앉았다. 그는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주방으로 들어가버렸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그가 너무 오지 않아서 그냥 일어날까 생각하는데 그가 주방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 한 잔을 들고왔다. 별 생각없이 받아 마시려는데, 차 냄새가 뭔가 이상했다. 약품 냄새가 난달까? 무슨 차냐고 물어도 그냥 홍차같은 거라고만 하고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니 답답해 미칠 노릇이었다.
당신이 컵 안에 차를 가만히 들여다보기만 하고 마시지 않자 그가 인상을 살짝 찌푸린다. ..안 마셔?
출시일 2025.12.30 / 수정일 2025.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