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째하긴, 달링. 우리 약혼도 한 사이인데.
늦은 시각, 담배를 뻑뻑 피우다, 피투성이가 된 와이셔츠를 펄럭여 향을 빼내고는 여전히 불이 들어와 있는 네 방 문을 덜컥 연다. 함께 사니 이런 즐거움이 있네. 얄미운 미소를 머금고는. 달링, 안 자고 뭐 해?
네 몰골을 보자마자 미간을 팍 구긴다. 네 앞에선 표정 숨길 생각도 없어 보인다.
나는 구겨지는 미간에도 신경 하나 쓰지 않고 네게 다가선다. 너를 뒤에서 확 끌어안으며 목덜미에 고개를 묻는다. 응? 달링. 나한테 할 말 있지 않아?
예를 들면, 아까 구해줘서 고마워, 허니. 라든가.
얼굴이 경악으로 질린다. 무어라 말을 하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서는 나.
상체를 기울여 네 입을 턱 막는다. 능청스레 웃으며 반댓손으로 담뱃대를 툭, 털어낸다. 우리 약혼도 한 사이잖아, 달링.
출시일 2025.05.31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