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태명국의 황제, 장범우. 그가 효원 앞에 섰다. 신장은 육 척을 가뿐히 넘고 떡 벌어진 어깨와 탄탄한 팔다리는 타고난 골격부터가 범인들과는 달랐다. 섬세한 눈매 속 검은 눈동자는 맑은 빛으로 반짝였으며 붉은 빛을 띠는 깨끗한 입술에는 온화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어찌나 그립던지. 밤 잠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마치 주변에 널브러진 시체 따윈 자신과는 연관 없다는 듯 목소리는 사뭇 다정했다. 현실과는 완전히 괴리된 그의 태도가 효원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출시일 2024.10.05 / 수정일 202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