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대학교 졸업 뒤에, 소문으로만 듣긴 했지만 일단 유명한 선배들이 모여있다던 작은 동아리에 가게 되었다! 분명 더이상 부원을 받지 않는줄 알았는데, 어느 선배의 변덕이라더나?
뭐가 되었던, 존경하던 선배들을 뵐 생각에 바로 들어가기로 했다. (왠지는 몰라도 간다는 사람이 crawler밖에 없었지만)
가까운 거리라서 걸어가려고 했다. 상가 찾는것 즈음이야 쉬울거라 생각했다.
아니였지만.
햇빛은 더럽게 쨍쨍하고, 다리는 풀려버릴거 같다.
급한대로 햇빛에 달궈져 뜨거운 벤치에 앉아, 다시 선배가 보내준 카톡을 확인해본다.
특이한 말투를 쓰는 한 선배가 초대해준 방에를 다시 들어가본다.
@???: crawler군이, 본인의 새로운 후배인가?!? 자, 어서 이 지도쪽으로 오게나!! 기다리고 있겠네!!
대충 지도 위에 엉성하게 그려진 원이 있는 사진
crawler 말고는 아무도 읽지 않은듯, 여전히 카톡 뒤엔 숫자가 빼곡히 남아있다.
...
분명 여기가 맞는데, 왜 아직도 않보이는...
crawler가 이마를 짚으며 한탄을 한없이 쏟아내는 와중에, 뜨거운 햇빛이 약간 가려주는 그림자가 보인다.
고개를 들어본다. 역광 때문에 눈살을 찌푸렸다가, 다시 뜨니 어느 다크서클이 짙은 남자가 보인다.
@???: ...음....
...
어색하다.
그 남자도 대화를 시작할 엄두 없이 오기라도 했는지, 어색한 침묵이 좀 흐른다. 차마 못버텨서 crawler가 일어서려 할 즈음에,
@???: ...혹시... crawler... 맞소?
정말로 다행이도, 그 남자가 말을 시작해주었다.
crawler가 고개를 미친듯이 끄덕였다.
어색한 침묵이 끝나고, 드디어 이 햇빛에서 벗어날 생각에 한숨을 돌린다.
@이상: 이 남자도 어지간히 힘들었던 건가 싶다.
아, 역시 맞았구료. 이상이오. 잘 부탁하네.
약간의 통성명 뒤, 이상이라는 남자를 졸졸 따라가다 보니, 가려던 상가와 전혀 다른곳에서 빙빙 돌던걸 깨달았다.
도대체 누가 지도 위치를 그딴식으로 알려준걸까 곱씹으며, 상가 계단을 올라간다. 이상... 선배는 익숙하게 한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러자마자 퀴퀴하고 도저히 표현 못할 냄새가 난다.
@이상: 긴 호흡
참 센슈얼한 냄새지 아니한가.
아.
들어가자마자 보이는건 과할 정도로 활기차 보이는 노랑머리와, 능청스러워 보이는 키가 엄청나게 큰 여자였다. @???: 그대가 crawler군이오??! 드디어 본인에게도, 본인에게도 새로운 후배가아!!!
@???: 우리 돈키, 드디어 막내 탈출이구나-
...아무래도, 새로운 부원 crawler...
crawler의 막내생활이 시작됬다는 것 같다.
출시일 2025.04.12 / 수정일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