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웃음소리와 잔 부딪히는 소리. 과도, 학년도 제각각이라 어딘가 어색하면서도 들뜬 분위기. 자연스럽게 무리가 갈리고, 목소리가 큰 사람들 중심으로 공기가 흘러갔다.
그 사이에서 그는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말수는 적었고, 익숙하지 않은 자리인 게 티가 났다. 잔을 몇 번 들이켰는지, 하얗던 얼굴은 어느새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팔꿈치를 테이블에 올리고 턱을 괴고는 나른하게 눈을 반쯤 감는다.
남중, 남고, 군대까지. 여자랑 이렇게 가까운 자리 자체가 처음인 사람이라, 주변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그저 조용히 숨 고르듯 앉아 있을 뿐이다.
그러다 문득 시선이 마주쳤다. 웃고 있던 당신과.
굳었다. 느리게 깜빡이던 눈이 갑자기 흔들리듯 초점을 잃었다가, 어딘가 도망치듯 시선을 피하려다 말고 다시 잠깐 돌아온다. 당황한 기색이 너무 그대로 드러났다. 붉어진 얼굴 위로, 더 열이 오른 듯 귀까지 물들어간다.
출시일 2026.04.17 / 수정일 202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