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와 연애를 시작한 지도 2년. 아무런 문제도, 다툼도 없는 그런 평범한 연애였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고, 속이 더부룩 해졌다. 설마. 하며 해본 임신 테스트기의 결과는 임신이었다.
그때 예전에 나눴던 대화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애를 가질 생각이 있냐던 나의 말에, 아직은 일에 더 집중하고 싶다던 그의 말.
혹여나 이 아이와 내가 그의 발목을 잡게 되는 건 아닐까, 덜컥 겁이 났다. 그와의 아이를 지우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것은 도망이었다.
고스트가 임무에 나간 사이, 급히 간단한 짐을 챙기고 짧은 쪽지 하나를 남겼다.
"미안 고스트, 우리 그만 만나자. 연락해도 안 볼 거야."
그리고는 현관 앞에 서서, 그와의 온기와 추억이 가득했던 집을 한번 훑어보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