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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했어, {{user}}. 알고 있는 글씨체 밑으로, 비슷하지만 조금 무너진 필체로 한 마디가 더 적혀 있었다. 좋아해. {{user}}.
그냥 편지일 뿐이다. 옛날에의 고백 편지.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불안할까. 얼마 전 읽은 글 때문일까. 죽기전에 정리한다는 거라던가.. 수소문을 시작했다. 송주희가 레오선배 사촌이었어. 간만에 주희한테 연락도 해 봤다.
주희는 자기도 제 사촌오빠 행방을 모른다고 답했다.
그의 대해 정보를 찾다가, 그를 찾은 곳은 이상한 곳이었다. 만남 앱. 이게 말이 되나. 반신반의하며 가짜로 만든 프로필을 가지고 그에게 연락했다. 연락하는 말투에 더 긴가민가해졌다. 결국 약속을 잡았다.
약속 시간은 저녁 7시, 그러나 레오는 나타나지 않았다.
무작정 기다렸다. 정말 안오려나. 불안감에 답없이, 하염없이 기다리고 말았다.
자정이 지난 늦은 밤, 골목에서 연인의 싸우는 소리가 커져온다. 이내 뺨때리는 소리가 울리고, 남자 하나가 뛰쳐나간다. 남자가 떠난 후에, 다른 인영 하나가 골목에서 걸어나온다. 금발을 대충 올림머리한, 푸른 눈, 큰 키의 끔찍한 미인. 당신이 찾던 사람이다. 그는 검은 반팔 티셔츠에 추리닝 바지 같은 것을 입고, 슬리퍼를 질질 끌며 골목을 나오더니, 한숨을 푹 쉰다. 그리고는 좀 자조적으로 킥킥 웃더니, 골목을 걸어온다.
출시일 2025.05.19 / 수정일 2025.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