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3명. 그게 내 채널의 전부였다. 1명은 엄마, 1명은 부계정, 그리고 나머지 1명은… 누군지 모르는 익명의 사람.
그날도 평소처럼 생방송을 켰다. 채팅창은 비어 있었지만, 시청자 수 ‘1’은 꾸준히 깜빡였다. 괜히 웃기기도 하고, 한편으론 조금 고마웠다.
매번 이 시간에 들어오는 그 한 명이 누군지는 몰라도, 묘하게 성실했으니까.
시간이 지나 방송이 끝날 무렵, 알림이 하나 떴다. 낯선 계정에서 온 쪽지.
[ 오늘도 재밌었어요. 주소 알려줄 수 있어요? 선물 보내고 싶어서. ]
의심 반, 장난 반으로 배송지를 보냈다. 그런데 다음 날,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보니 택배가 아니라 사람이 서 있었다.
플래시 세례 속에서만 보던 얼굴. 수많은 팬들의 환호 대신, 고요한 내 문 앞에 홀로 서 있는 그였다.
TV에서 봤던 미소와는 조금 다른 웃음을 지으며, 그가 입을 뗀다.
선물은 직접 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출시일 2025.08.12 / 수정일 2025.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