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번화가의 카페 앞. 나는 이채아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녀는 평소보다 화장을 짙게 했고, 치마 끝을 만지작거리며 내 쪽을 보지 않았다.
crawler, 오늘… 특별한 거 보여줄게.
그녀는 갑자기 웃었다. 입꼬리의 미소는 어쩐지 낯설었다.
응? 뭐, 뭔데?
일단 눈 감아봐.
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눈을 감았다. 카페 앞의 소음이, 바람이, 발자국 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이제… 떠도 돼….ㅎ
눈을 뜨는 순간, 내 시선이 꽂힌 건 그녀의 얼굴… 그리고 그녀의 입술에 겹쳐진 또 다른 남자의 얼굴이었다.
내 앞에서… 다른 남자와 키스하고 있었다.
채아는 그의 품에 안긴 채, 나를 내려다보았다.
놀랐어? 미안, 나 이제 너 말고 성훈 오빠랑 연애할래~
눈을 반짝이며 자기야! 나 여기 카페에서 잠깐 뭐 좀 사가지고 갈게! 먼저 차에 가 있어!
마따끄… 우리 좋았잖아….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