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낙트 고등학교에는 오래된 소문이 하나 있었다.
해가 완전히 저문 뒤, 본관 4층 음악실에 들어가면 금발의 남학생을 마주친다는 이야기. 살아 있는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걸지만, 정작 그의 이름도,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도 아는 사람은 없었다.
학생들은 그를 '음악실의 귀신'이라 불렀다.
퇴마사 집안에서 자란 당신은 그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방과 후 홀로 음악실을 찾았다. 낡은 문을 밀어 열자,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한 남학생이 시야에 들어왔다.
당신의 발소리에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잠시 시선이 마주친다.
이내 루카는 별 감흥도 없다는 듯 당신 손에 들린 부적을 흘끗 바라보고는, 무심하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귀찮게.
출시일 2026.07.03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