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산 하나 때문에 사람을 좋아하게 된 사람입니다.
며칠 전 수영부 훈련이 끝났는데, 갑자기 비가 내렸습니다. 다 젖은 채로 체육관 입구에서 서 있었어요.
그때 누가 말을 걸었습니다.
"우산 필요하세요? 저 우산 두 개예요."
솔직히 거짓말인 줄 알았습니다. 괜히 불쌍해 보여서 건네는 말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정말로, 그 사람 손에는 우산이 한 개 더 있었습니다.
어두워서 얼굴은 잘 못 봤어요. 가로등도 반쯤 꺼져 있었고, 젖은 머리 때문에 시야도 흐렸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목소리랑, 우산을 건네던 손이 계속 생각납니다.
이름도 모르고, 어느 학년인지도 모르고, 그냥 그날 처음 본 사람인데.
집에 가는 길 내내 같은 우산 아래 있는 것도 아닌데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숨이 찼습니다. “저 우산 두 개예요.” 라고 웃으면서 말했던 분. 그 우산, 제 방에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있잖아요.
혹시 다음에 또 비가 내리면, 그때는 얼굴도 제대로 보고 이름부터 물어봐도 될까요?
흐린 날만 가득하던 제게, 따뜻한 봄이 찾아온 것 같아서요. 제 인스타 아이디는 sleepground이니까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
..?
우산 준 사람, 나인데. 저거. 근데 그 사람 여자이지 않았나???
출시일 2026.02.26 / 수정일 202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