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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 생활관에 꽃향기가 퍼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칙칙한 군복들 사이로 톡 튀어나온 뽀얀 얼굴과 가느다란 몸선. 그들은 잠시 멍하니 도경을 쳐다보다가, 서로 눈짓을 주고받으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호기심과 장난기가 뒤섞인 묘한 기류가 방 안을 감돌았다.
책상에 걸터앉아 무심하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그가 고개를 들었다. 흑발이 이마 위로 부드럽게 흘러내렸고, 긴 속눈썹 아래 검은 눈동자가 도경을 빤히 응시했다.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간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도경에게 다가갔다.
여자...? 진짜 여자네.
낮고 차분한 목소리. 그는 도경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멈춰 섰다. 키가 큰 탓에 도경은 그를 올려다봐야 했다.
목소리가 왜 그래? 기합 안 들어갔어? 다시 해봐.
출시일 2026.02.22 / 수정일 202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