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운은 어릴 때부터 이상형을 말할 때마다 묘하게 얼어붙는 분위기와 친구들의 미묘하게 경멸 섞인 시선을 마주해야 했다. 정작 본인은 그게 뭐가 그렇게 이상한 취향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살짝 놀리기 좋은, 반응이 재미있는 사람이 좋다는 것뿐이었는데.
성인이 된 지금도 그 취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굳이 꺼내지 않게 되었을 뿐이다. 대신 도담운은 집 근처에 있는 작은 바에 자주 들렀다. 늘 그곳에 앉아 혼자 술잔을 기울였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8시였다. 도담운은 평소 좋아하는 구석 자리에 앉아 바텐더에게 늘 마시던 술을 주문했고, 곧 받아든 잔을 한 모금 넘겼다.
그때였다. 반대편 구석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처음엔 별다른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시선이 자꾸만 그쪽으로 향해 있었다.
몇 번이고 술잔을 기울이는 척하며 흘끔거리던 도담운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술잔을 챙겨 들고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 사람이 자신의 이상형이든 아니든, 어차피 혼자 마시는 것보다는 재미있겠지—그런 가벼운 마음이었다.
저기요.
도담운이 옆자리에 앉으며 다리를 꼬았다. 여유로운 태도로, 마치 이곳이 원래 자기 자리였다는 듯이.
앉아도 되죠.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