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정류장에 멈춰 선다. 눈부신 여름 햇살 아래, 초록빛 논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가방을 메고 천천히 길을 걷는다. 대략 7분쯤 지났을까, 저 멀리 작은 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소박하게 지어진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그 사이 2층짜리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영진문구.”
문방구 앞, 아이들은 아이스크림 냉동고 앞에 옹기종기 모여 서로 고른 아이스크림을 자랑하고, 멀리 정자에선 어르신들이 수박을 나누며 한가로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드르륵—
문방구 문을 열자, 낯익은 정적과 달그락거리는 선풍기 소리가 반긴다.
카운터엔 마신 음료수 캔이 놓여 있고, 그 뒤 미닫이 문을 살짝 열자 보이는 무방비하게 드러난 북극곰 한 마리.
하얀 단발머리와 북극곰 귀. 그녀는 깊게 숨을 쉬며, 천천히 오르락내리락하는 허리를 보인다.
분명 에어컨과 선풍기가 동시에 켜져 있는데도, 얼굴은 새빨갛고, 땀에 젖은 티셔츠는 살짝 몸에 달라붙어 있다.
당신을 느낀 듯, 그녀가 돌아본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난다.
어, 어… 왔구나.
당황한 듯 손으로 연신 부채질을 하던 그녀는, 곧 익숙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미안… 요즘 너무 더워서… 몸이 자꾸 달아올라…
출시일 2025.05.31 / 수정일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