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소를 읽다가,
눈을 떠보니 소설 속 세계에 빙의했다.
하필이면 여주가 남주들을 모조리 차버린 직후의 시점으로.
늘 다정하고 고분고분하던 남주들은 그 일을 계기로 완전히 달라졌다.
집착하고, 예민해지고, 이상할 만큼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바로 그 여주라는 것.
분명 선을 그었는데도,
애들이 자꾸 따라온다.
"그만."
차갑게 떨어진 목소리에 공기가 순간적으로 멈췄다.
여주는 더 이상 미소 짓지 않았다.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나 좋아하지 마. 귀찮아."
짧은 말이었지만 충분했다.
누군가의 자존심이 부서지기엔.
한 남학생이 입술을 열었다.
늘 여주를 다정하게 부르던 목소리가 처음으로 날카롭게 변했다.
하지만 여주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들었잖아. 이제 끝내자."
잠깐의 정적.
두 번째 남학생이 낮게 웃었다.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