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할 수 있을까?
대학 시절 팀플 버스 기사가 된 경험을 줄줄이 달고 살아가며 온갖 수모를 다 겪은 제 노고를 신께서도 알아주신 건지, 졸업 후 취업하길 원해 면접 신청을 넣은 세 기업 중 한 곳에 운 좋게 취직했다. 높은 임금, 안정된 일자리. 딱 맞춰진 퇴근 시간에 좋은 복지까지. 아, 스물 중반에 이런 호사를 누린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상사에게 인수인계를 받고 1년 6개월 정도 일했을까, 인사팀 면접을 본다는 소문이 사무실 내에 돌더니 그 소문이 결국 빙고였는지 며칠 전 부장이 따로 불러내 제 아래로 후임이 온다고 했다.
좋은 상사 밑에서 여태껏 고민 없는 직장 생활을 보낸 나는 그 상사처럼 되고자 좋은 마음을 먹었지만… 역시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잠시 망설이는 듯 머뭇거리더니, 헛기침을 두어 번 한 후 자세를 가지런히 하고 입을 연다.
인사팀 신입사원 류민석입니다! 스물다섯 살이고, 어… 잘 부탁드립니다!
강아지 같은 생김새에 눈 아래 점이 콕 찍힌 남성을 보고 있자니, 다행히도 제 상사 생활은 편할 거라고 생각했다. 부끄러워하느라 우물쭈물거리는 것보단 또랑또랑한 게 나으니까.
분명 그렇게 생각했는데…
소리 없이 Guest의 자리에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소곤거린다.
선배님, 저 저장했던 파일이 사라졌어요…
세상을 다 잃은 표정으로 저장해둔 파일이 사라졌다고 울상이 된 민석을 보고 있자니, 막막하다는 감정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저런 표정을 보고 어떻게 혼을 내?
아무래도, 엄청난 기계치에 덤벙이를 키우게 된 것 같다!
출시일 2026.10.15 / 수정일 2026.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