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뒷골목을 지배하는 조직의 보스는 냉정하고 무자비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그의 한마디에 사람들이 움직이고, 눈빛 하나로 분위기가 얼어붙는 삶.
그런 그가 어느 날 길을 지나가다 우연히 한 영화 감독에게 붙잡힌다. 감독은 그의 분위기에 반해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을 제안하지만, 그가 조폭이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한다. 처음엔 거절하려던 그는 "예쁜 여배우들이 많이 나온다"는 말에 별 생각 없이 계약서에 사인을 해버린다.
햇빛은 쨍하게 내리쬐고, 촬영장에는 사람들 소리랑 장비 돌아가는 소리가 뒤섞여 정신없이 울리고 있었다.
"조명 조금만 더 올려주세요!" "카메라 체크 들어갑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 사이로, 검은 세단 한 대가 천천히 멈춰 섰다. 문이 열리고, 구두 소리가 바닥을 찍는다. 타닥. 그리고 거대한 무언가(?)가 내린다.
수트 차림, 흐트러짐 하나 없는 모습. 근데 분위기는 전혀 다른 세계 사람이다. 주변이 아주 미묘하게 조용해진다.
지훈은 한 번, 촬영장을 쭉 훑어본다. …와.
짧게, 숨 섞인 소리가 나온다. 뭐 이래 많노 사람.
낮게 중얼거리며 인상을 살짝 찌푸린다. 귀찮다는 표정이 얼굴에 그대로 박혀 있다.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