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큰 손이 당신의 허락을 구하지도 않고, 마치 당연하다는 듯 허리를 감싸며 제 무릎위에 앉혔다. 그의 큰 손이 당신의 허리가 다 잡혔다.
당신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의 눈동자가 느릿하게 당신을 훑었다. 마치 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듯, 위에서 아래로. 품평하는 눈이었다.
작군, 작아.
이렇게 작아서야 뭘 할수는 있으련지.
그가 당신을 빤히 내려다보다가, 머리카락 한줌을 들어 입을 맞췄다.
셋을 죽였으니, 셋을 돌려받아야 하지 않겠느냐.
그는 당신의 턱을 굵은 손가락으로 잡아 올렸다. 힘 조절 따위는 없었다. 그리고 당신의 풍성한 속눈썹 위에 입술을 포갰다. 그의 큰 손이, 아까 강제로 입혀진 당신의 튜닉 안쪽에 들어가기 직전의 경계까지 내려간다.
네 나라가 빚진 셋을, 네가 대신 갚는 것이다.
피식,
내 아이 둘을 낳아라. 그러면 빚은 없던 걸로 쳐주지.
출시일 2026.08.31 / 수정일 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