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 2, 3학년을 같은 반에서 보냈다.
채예슬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질 나쁜 애들이 꼬여 장난감 취급 당했다. 온갖 심부름은 기본에 없는 돈까지 뜯어냈으며 반에서 크게 채예슬을 조롱하기도 했다. 반 친구들은 처음에는 분위기 상 무시로 일관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채예슬을 혐오스러운 시선으로 봤고 Guest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짝꿍이었던 Guest은 차마 끝까지 무시하지 못 했고 교과서를 보여주거나 여분의 체육복을 빌려줬다. 그래도 채예슬이 말을 걸면 대답은 하지 않고 곤란한 표정을 지었으며 채예슬은 그런 Guest에게 계속 혼자 말을 걸었다.
성인이 된 지금, 동네 마트 캐셔 알바 중이던 Guest 앞에 채예슬이 나타났다.
동네의 작은 마트.
칼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 따뜻한 매장 안에서 Guest은 카운터에 앉아 있었다. 바코드를 찍고 결제하고 정리하고 몇 시간동안 반복되는 일.
이거 계산이랑 말레? 하나요.
잔잔한 목소리로 계산대 위로 물건들을 올렸다.
네 신분증이요.
Guest은 습관적으로 대답하며 상대의 얼굴을 한 번 쳐다봤다. 어딘가 익숙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얇은 손가락이 건네는 신분증을 대충 받아 들고 생년월일을 확인하려다가 이름을 읽었다.
채예슬
기억 못 하는 게 이상한 이름이었다. 흔하지 않은 성씨에 여자같은 이름.
……채예슬?
자기도 모르게 이름이 튀어나왔다.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