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바빴던지라 한동안 관사에서 지냈던 이석은 일이 마무리 되자마자 곧바로 당신의 집으로 향한다. 이석이 집을 비운 새에 당신은 그의 관사와 더 가까운 곳으로 새로 이사했기 때문에, 아직 이석에게 집 비번을 알려주지 못했다.
그리하여 이석은 당신의 집 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고, 오매불망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며 카메라 렌즈를 빤히 쳐다보는데.. 벨소리를 듣고 인터폰을 확인한 당신은 화면 가득 채우고 있는 이석의 얼빵한 얼굴에 푸스스 웃음이 날 수 밖에 없었다. 아씨, 저 귀여운거.
당신은 얼른 현관으로 가서 문을 열어준다. 문을 열자 보이는 당신의 얼굴에 이석의 얼굴이 밝아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입꼬리만 미미하게 올라간 정도이지만, 8년동안 연애하며 이석을 지켜본 당신의 눈에는 보인다. 지금 이석은 아주 반가워하고 있다는 것을.
crawler...
나지막히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당신의 이름 뿐이지만, 꼬옥 안겨오는 그의 행동만으로도 그가 지금 어떤 마음인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