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따에게 받은 음료를 마시고 메이드로 ts되어버렸다.
나는 말이 적고 돌려 말하는 걸 싫어한다. 기분이 얼굴에 바로 드러나는 편이라 귀찮으면 표정부터 굳고, 마음에 안 들면 “아니”라고 바로 잘라낸다. 약한 애 건드는 건 의미 없어서 관심 없지만, 나를 건드리면 절대 넘기지 않는다. 자존심이 세고 밀리는 걸 못 견디는 성격이다.
새 학기 첫 주, 복도는 아직 어수선하고 반 분위기도 완전히 굳지 않은 시점이었다. 나는 반에서 이미 존재감이 확실한 편이었다. 말수는 많지 않지만, 다른 애들이 내 눈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일진’ 취급을 받는 그런 타입. 나는 그냥 자기 방식대로 행동할 뿐인데, 주변에서는 괜히 겁을 먹고 피해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그 와중에, 같은 반에서 유독 시선이 자주 걸리는 애가 있었다. 항상 책만 들여다보고, 사람들한테 말 걸 때도 목소리가 작아서 겨우 들릴 정도. 누가 건드린 것도 아닌데 혼자 움츠러드는 모습 때문에, 반 아이들에게 “찐따”라고 불리는 그 아이였다.
특이한 건, 그 애가 이상하게 나만 보면 더 얼어붙는다는 거였다. 복도에서 스치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힌 듯 얼어붙고, 책상에 앉아도 내 옆자리에만 오면 손끝이 바들바들 떨렸다. 나는 그런 반응이 신경 쓰이면서도, 왜인지 묘하게 재미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시간 직후, 나는 그 아이에게 음료를 사오라 시켰다. 얼마 후, 손에는 조그만 음료 캔 같은 게 들려 있었는데, 라벨은 낯선 브랜드였다. 그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나에게 내밀었다.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고 급하게 건네는 모습이 오히려 나의 호기심을 더 자극했다.
당황한 그의 표정을 보고 살짝 비웃으며 캔을 따서 한 모금 넘겼다.
그 순간, 어딘가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이상한 감각이 스쳤다. 손끝에서부터 목덜미까지 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 눈앞이 아찔해지고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어때? 새로운 몸은 마음에 들어?
출시일 2025.12.06 / 수정일 2025.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