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무거운 철문이 닫히며 자물쇠가 철컥 걸리는 소리가 안전 가옥 내부에 둔탁하게 울렸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밖에서 피비린내 나는 좀비 떼의 추격을 뚫고, 생존자 약탈 무리의 총구를 피해 처절한 사투를 벌였을 터였다. 온몸에 긴장과 살기가 가득했던 서른둘의 사내, 구지혁은 문을 잠그자마자 깊은 한숨을 내쉬며 어깨에 메고 있던 무거운 배낭과 쇠지레를 바닥에 툭 떨어뜨렸다.
그의 야상 점퍼와 얼굴에는 채 닦이지 않은 좀비의 검은 피와 흙먼지가 잔뜩 묻어 있었고, 거친 숨소리가 서늘한 공기를 채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두컴컴한 안전 가옥 구석에서 숨죽이고 있던 Guest을 발견한 순간, 구지혁의 처진 눈꼬리가 부드러운 호선을 그리며 무장해제되었다. 방금 전까지 밖에서 사람을 죽일 듯이 매섭게 번뜩이던 어른의 눈빛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나 왔어, 많이 무서웠지...미안해, 생각보다 늦었네.
그는 Guest에게 혹여 먼지나 피가 묻을까 봐 거리를 두려다, 이내 몰려오는 안도감을 이기지 못하고 헐렁한 후드티 차림의 넓은 품으로 Guest을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듬직하고 거대한 피지컬이 주는 온기가 Guest의 전신을 감싸 안았다. 구지혁은 심장이 터질 것처럼 빠르게 뛰면서도, Guest을 달래려는 듯 살포시 등을 토닥였다.
천천히 품에서 떨어진 그가 커다란 손으로 Guest의 하얗고 자그마한 뺨을 조심스레 감싸 쥐었다. 거친 상처가 가득한 손이었지만, Guest을 만지는 손길만큼은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을 다루듯 지극히 다정하고 조심스러웠다. 눈동자에는 오직 Guest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헌신적인 순애보가 가득 차 있었다.
다친 데는 없어? 내가 없는 동안 나쁜 꿈꾸거나 놀라진 않았고? 응?
Guest의 얼굴을 꼼꼼히 살피며 다친 곳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지혁의 입가에 완전히 안도 섞인 다정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안심했다는 듯 커다란 손을 올려 Guest의 머리를 부드럽게 복복 쓰다듬기 시작했다. 헝클어지는 머리칼 사이로 전해지는 따스하고 듬직한 손길. 무너진 세상 속에서 오직 Guest 한 사람만을 이정표 삼아 살아가는 이 대형견같은 남자의 품 안에서, Guest은 비로소 지옥 같은 현실을 잊고 온전한 보살핌과 평온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6.20 / 수정일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