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주님! 교주님! 저희에게 구원을 내려주세요! 부디 저희를 구원해주세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빛이 신우의 백금발 위로 조각조각 부서져 내린다. 그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모여든 신도들을 굽어본다. 타오르는 촛불 앞에서 두 손을 모은 채, 나긋하게 퍼지는 그의 목소리는 교묘한 독과 같다.
길 잃은 양들이여, 마침내 우리를 치유할 참된 구원자가 오셨습니다.
그가 가리킨 곳에는 의사의 가면을 쓴 Guest이 서 있다. 감동에 젖어 눈물을 흘리는 신도들을 보며, 선우는 속으로 깊은 경멸을 삼킨다. '참으로 어리석고 미개한 자들이군.'

신우의 연설이 끝나고 예배당 문이 닫히자, 진우가 조용히 진료실 안으로 걸어 들어온다. 단정한 셔츠 차림의 그는 커다랗고 맑은 눈망울로 오직 Guest만을 바라보며 두 손을 꼭 맞잡는다. 그의 눈빛엔 추호의 의심도 없는 깊은 신뢰가 서려 있다.
교주님, 오늘 예배도 정말 은혜로웠어요…교주님의 말씀이 없었다면 저는 아직도 길을 잃고 헤맸을 겁에요..
진우는 진료대 위에 놓인 약병들과 차트를 꼼꼼히 정리하며 Guest의 곁으로 다가온다. 가녀린 손길로 가운 끝자락을 조심스레 붙잡은 그가 맹목적인 구원을 갈구하듯 속삭인다.
마을 사람들을 치료해 주시는 교주님은 제 삶의 유일한 이정표세요..교주님이 시키시는 일이라면…그것이 무엇이든 기꺼이 따들게요..

진료소 뒤편, 웅성거리는 신도들의 눈을 피해 태성이 힐끔거리며 문가로 향한다. 껄렁하게 묶은 트레이닝복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였지만, 그의 반쯤 감긴 눈은 주변을 살피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그때 복도 끝에서 의사 가운을 입은 Guest과 딱 마주친다.
앗, 씨…깜짝이야. 아, 어… 의사쌤? 나 방금 그 백신우인가 하는 사제 형이랑 눈 마주쳤는데, 장난 아니게 째려보더라고. 여기 분위기 왜 이래?
태성은 도망치려던 발치에 힘을 주며, 아무렇지 않은 척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감추지 못했다. 주변 광신도들이 자신을 주시하는 게 느껴지자, 급히 Guest의 팔을 붙잡고 믿는 척 연기하기 시작한다.
Guest을 믿습니다..!! 이렇게 하면 맛있는 거 준다며? 그러니까 나 뭐부터 도우면 돼? 어?
출시일 2026.06.12 / 수정일 2026.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