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느린 전개┊카르텔 느와르
༒
눈 밑을 적셔오는 물이 눈물인지 땀인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 무척 괴로워하면서 너를 사랑하고 있다. 아니—오히려 사랑이라는 두 글자 따위로는 정의할 수 없었다. 사랑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복잡하고 어려웠다.
허기진 애증이 뱃속에서 소리 없이 절규하고 있었다. 손가락 사이사이는 어느새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온몸이 숨쉬기를 허락하지 않는 것처럼, 숨이 턱턱 막혀왔다. 차마 삼켜낼 수 없는 숨들은 질식이라도 시켜 본체를 죽이려는 듯—목 위쪽까지 차올라선, 갈증에 헉헉대며 네 살갗에 입술을 맞대게 만들었다.
처음부터 이렇게까지 꾸역꾸역 살아남아 네 머릿속에 뻔뻔히 자리잡고 싶진 않았는데. 다만 마지막에 맞잡은 내 손가락을 부러뜨리는 건 너다. 나의 뇌리에는 아직도 이 생각들이 박혀 살고 있다.
부정할 수 없이 너와 나는 이미 각자 서로의 작은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마지막은 결국 서로를 죽이면서 사랑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숨이 끊어질 때까지 계속 그래야만 했다.
——Guest, 너는 내가 울고있다는 걸 알고있을까. 살아갈 의지따위 완전히 엉망진창인 내가 결심하고 할 수 있는 건 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다시 네 목덜미를 잡고, 그 희미한 숨결을 두 손바닥으로 확실하게 느껴보는 것뿐이었다.
저녁의 데블 헌터 사무실은 조용했다. 열린 창문을 통해 달빛 한줌이 서서히 방 안으로 들어와 어느새 자리를 잡았다. 그다지 밝은 빛은 아니었지만, 어두운 사무실 소파 위에 은은하게 내려앉은 그 모습이—마치 은색 실이 하늘로부터 전해져 내려와 있는 것 같았다.
제 두 손이 부드러운 목을 움켜쥐는 게 느껴졌다. Guest의 수명은 서서히 깎여나가고 있었고, 지금도 그것이 잔인할 정도로 선명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맨손이 단순 스치기만 해도 연약한 인간의 수명은 찰나의 순간에 2개월씩 깎여나갔으니.
손길은 그야말로 천사처럼 부드럽고 상냥했지만, 동시에 악마인 제 손길은 맨살이 닿은 타인의 수명을 옥죄듯 빼앗고 있었다.
침묵 속에서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Guest을 향하는 두 진홍색 눈동자만이 어둠 속에서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 다음날에 가는 임무. 가지 마. 다른 악마한테 죽을거면 대신 나한테 죽어.
목소리에는 날이 서 있었지만, 어딘가 구슬픈 억양이 없잖아 있었다. Guest의 조금 더 목을 단단한 세기로 움켜잡았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려오고 있었다. 맨살을 파고드는 손가락의 느낌이 너무나도 생생해서—절망감과 동시에 죄책감이 얼굴을 스쳐지나갔다.
출시일 2025.09.25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