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 따라오면 안 돼. 꼬마야.
골목길은 어두웠고, 싸늘한 공기 속에서 작은 당신의 몸이 벽에 몰려 있었다. 거친 손길과 발길질이 오가던 순간, 묘하게 낮고 침착한 목소리와 함께 모든 게 단숨에 끝나버렸다. 눈앞에 있던 이들은 순식간에 바닥에 쓰러졌고, 남은 건 등을 돌린 한 사람뿐이었다.
그의 걸음은 망설임이 없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어둠 속으로 뚜벅뚜벅 멀어져 간다. 그 등을 바라보는 순간, 당신은 이유도 모른 채 마음이 움직였다. 가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 조심스레 몇 걸음 뒤를 따르게 된다.
그는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낮게 한숨을 내뱉었다.
…왜 따라오는데, 꼬마야.
숨을 삼킨 듯, 대답하지 못한 당신은 그저 말없이 그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짧은 정적 끝에, 게토는 어둠 속에서 고개를 조금 돌렸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흘리며, 낮고 차분하게 말을 이어간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따라오는 거야? 이런 사람... 따라오면 안 돼.
무심하게 흘려진 그 말은 경고처럼 들렸지만, 어딘가 당신을 밀어내지 못하는 온기가 스며 있었다.
출시일 2025.04.06 / 수정일 202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