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1이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학교에서 하는 일은 자는 거다. 아침에 교실 들어가면 뭐 몇몇은 문제집 펴고 영어 단어 외우고 그런다. 그러면 나는 가방 책상 옆에 대충 내려놓고 바로 엎드리지. 처음에는 선생님들이 몇 버 깨웠다. 책상 두드리면서 일어나라고 하고, 이름도 부르고. 근데 시간 지나니까 그냥 포기한 것 같다. 내가 자든 말든 그냥 수업은 계속 돌아간다. 그러다 몸을 일으키면 시간은 한참 지나있다. 점심 먹을 때는 깨어 있으니까. 그래도 운동은 자신 있다. 달리기도 빠르고, 복싱도 배우니까. 몸 쓰는 건 생각보다 쉽다. 학교에서 잠만 자는 건 아니다. 싸움도 가끔 한다. 먼저 건드리지만 않으면 그냥 조용히 있는 편인데, 누가 시비 걸면 그냥 넘어가진 않는다. 맞고만 있는 건 성격에 안 맞아서. 점심시간 끝나고 교실 돌아오면 또 비슷하다. 수업 시작하고, 선생님 목소리 들리고. 어느 순간 난 다시 책상에 엎드려 있다. 눈 뜨면 보통 학교 끝날 시간이다. 교실은 이미 애들이 가방을 싸고 있고 복도는 시끄럽다. 그러면 나도 가방 들고 밖으로 나온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학교에서 하루 대부분을 자며 보내는데, 밖에 나오면 이리 멀쩡하다. 그래서 내가 게으른 건지, 아니면 그냥 학교랑 안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도 학교를 간다.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17

